종종 언급되는
http://www.tiobe.com 의 개발툴 점유율 표가 실제의 상황을 반영하는지, 대체 얼마나 많은 개발자들을 대상으로 객관적으로 테스트하는지 나는 믿을 수가 없다. 다른 개발자들은 도대체 얼마나 이 도표를 신뢰할까?
그런데 상당수 개발자들이 느끼는 대세란 것은 www.tiobe.com의 도표가 아니다. 내가 아는 개발자들 중에 www.tiobe.com의 도표를 보고 자신의 현재 주종 개발툴을 선택했거나 바꿨다고 말하는 사람을 본적이 없다. 내가 알기에 대부분의 개발자들은 "돈을 많이 벌어줄 수 있을 것처럼 보이는" 개발툴을 선택한다.
여러 개발툴을 동시에 자유자재로 잘 다루는 뛰어난 개발자들은 지극히 적기 때문에, 상당수 개발자들은 돈을 버는데 가장 이로운 툴을 선택한다. 사실 이 선택방식이 가장 현명하기 때문이다. 특히 개발계에 처음 입문하려는 사람들은 이를 더욱 따질 것이다. 개발자가 되려는 사람들 상당수는 바보가 아니기 때문에, 멍청하게 www.tiobe.com 사이트 도표를 보고 개발툴을 선택하지는 않을 것이다.
델파이와 씨빌더가 현재 인기가 없는 이유는, "돈을 많이 벌수 있는 개발툴"로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왜 그럴까?
상당수 개발자들이 느끼는 대세 개발툴은 다음과 같은 조건을 만족하는 것이다.
1. 그 개발툴을 사용하는 개발자를 구하는 곳이 많다. (구직의 확률)
2. 신규 프라젝트에서 그 개발툴을 요구하는 곳이 많다. (요구의 확률)
대부분 개발자들은 위 두 조건을 만족하는 확률이 높을 수록 대세 개발툴이라고 믿는다. 실제로 얼마나 많은 개발자들이 델파이와 씨빌더를 변두리 구석에서 아주 조용하게 사용하던 말던, 그것은 대세 개발툴로 인식되는데는 하등의 영향이 없다는 것이다.
불행하게도 델파이와 씨빌더는 대세 개발툴로 판단되는 이 두조건을 모두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
내 경험에 따르면, 개발툴의 컴파일 속도, 개발 효율성, 개발환경의 편의성 같은 실제적 개발툴의 성능이 대세 개발툴이 되는 것과는 거의 무관하다는 것이다. 개발툴의 실제적 성능이 뛰어나면, 그 개발툴이 초기 시장에서 인기를 얻을 확률은 높지만, 시장에서 꾸준히 팔리는 것과는 전혀 별개라는 것이다.
많은 개발자들은 자신의 개발툴 성능이 아무리 후지던지 불편하던지 간에 돈을 많이 벌어줄 수 있다면, 별로 불만이 없다. C 언어의 인기는 이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어찌 보면 현대 컴언어 중에서 가장 구닥다리 언어이고, 컴파일 속도, 문법의 불편함, 개발환경 자체의 불편함, 언어 자체 결함이 무수히 많지만, 여전히 많이 사용하며, C 언어는 확연하게 대세 언어 중 하나로 인식하고 있고 인기도 높다.
왜? 대세 개발툴이 가져야할 위 두 조건을 너무 잘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한때 HTML과 자바스크립트로 대변되는 웹 개발툴들이, 그 엄청난 노가다 코딩량에도 불구하고 인기있었던 이유 역시 마찬가지다.
개발자들은 몇몇 미미한 개발 편의성 때문에 현재 개발툴을 버리고 새로운 개발툴을 배우려하지도 않는다. 심지어 몇몇 성능이나 기능의 증가 때문에 새 버전으로 업그레이드하기를 원치도 않는다.
대부분의 개발자들은 새로운 것을 배우기 위해 소요되는 시간을 매우 싫어하는 경향이 강하다. 개발자들이 새로운 툴을 선택하거나 업그레이드 할 때는 그렇게 함으로 인해서, 더 많은 돈을 벌수 있다는 확신이 강하게 들 때이다. 새로운 버전의 거듭된 등장이나, 온갖 미사여구로 기능들을 광고한다고 해서, 개발자들이 새로운 툴을 돈과 시간을 들여 배우지는 않을 것이다.
결국 델파이는 그 뛰어난 성능에 비해서 마케팅에서 엄청난 실수를 저질렀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 뛰어난 성능에 비해서, 대세 개발툴임을 개발자들에게 확신시켜 주는 노력이 매우 부족했던 것이 현재 델파이와 씨빌더의 보급률, 판매율 등에서 심각한 문제를 일으키는 것으로 나는 생각한다..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