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바빠서 잠시 혹 한번씩 왔다 갔는 데... 바퀴... 가슴 아픈 기억이 많습니다. 안 적을 수 없네요... 요즘은 혹 보이면... 웬만하면 투명한 둥근 플라스틱 CD 50장짜리로 잡아 마당에 풀어줍니다. 되도록 살생은 피합니다.
그런데 4년 지나니 또 바퀴가 생기기 시작하네요... 현재 출몰하는 바퀴의 생김새를 보아 미국바퀴 Periplaneta americana (linnaeus)로 보입니다. 4년 이전에는 저희 집에 바퀴가 말할 수 없을 만큼 많았습니다(설명 불가). 대부분이 독일바퀴 Blattella germanica (Linnaeus) 였습니다. 얼마나 우리 집에서 잘 먹었는지... 표준 크기보다 더 컸습니다.
그래서 바퀴에 대해 알아보니 먹이보다 물이 있으면 안된다... 당신이 부엌에 물기를 잘 닦지 않아서 그렇다... 늘 마님
탓만하고... 한번씩... 에프킬라로 죽이기도 하고 연막탄(소방서 연락하고) 피워 죽이기도 했습니다. 연막탄을 피울 때는 외출합니다. 돌아오면 부엌(벽 나무)과 마루(전체가 나무라)는 전쟁터와 같습니다. 죽은 사상자가 너무 많아 부엌바닥을 걸어다닐 수 없을 정도 였습니다. 비자루로 쓸어 담아 버렸습니다. 플라스틱 형태로 된 것 이것 가격 비싸지요... 얼마나 사야할지... 몇번하다가... 이것은 아니다... 그리고 한밤 중 한번씩 부엌에 나오면 대부분 바퀴는 불 켜면 도망을 가는 데... 엄청난 숫자로 인해서 간이 부었는지... 급하게 움직이지 않습니다. 별꼴을 다 보았습니다. 열불이 나서... 닥치는 대로 손으로 발바닥으로 때리고 밟고... 하여 쳐죽인 바퀴만 밤마다 50~70마리 정도 였습니다. 거짓말 같지요... 사실입니다. 그래도 없어지지 않더군요....
언젠가 부터 그렇게 바퀴를 죽이는 것이 너무나 마음이 아프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착하거나 여려서가 아닙니다. 여러분이라도 아마 그럴 것입니다. 잘 도망가지 않는 많은 바퀴를 그렇게 많이 죽이다 보면... 아마 마음이 아플 것입니다. 분명 나도 그랬기 때문에.... 이제까지 몇 마리만 죽여서... 느끼지 못했을 것입니다. -- 어디서 보았는데... 죄수들을 흰옷 입혀 최면 걸어 전쟁터에 나가 저항없이 계속 죽게 만들어서... 상대편 군사들에게 죄책감을 들게 만들어 나중에는 죽이는 것을 중단하게 만드는 .... 그런 내용.... 그런 심리적인 상태에 빠집니다...
그러다 어느날 바퀴를 잡는 약을 알게 되었습니다. 사각 플라스틱 제품도 그런 역할을 하는 데... 비싸고 바퀴들이 의심을 해서.... 그런지... 조금 부족했는 데... 방제회사에서 사용하는 것이라면서 인터넷에 팔더군요... 안되면 100% 환불.... 이 약은 바퀴가 먹으면 바로 죽지 않습니다. 죽는 데 3일 정도 걸립니다. 그 동안에 서로 열심히 나누어 먹습니다. 그리고 어느 순간에 다 죽는다... 그런 내용... 속도가 빠른 전염병병 보다... 잠복기간이 긴 점염병이 무서운 것 처럼... 약을 먹고 바로 죽지 않으니... 안심하여 먹게 되고... 죽는 데 몇일 걸리니... 그 동안 거의 모든 바퀴가 나누어 먹게 되지요...
약 딱 한번 골고루 구석구석 찍어 놓았는 데... 1주일 만에 집에 있는 바퀴가 한마리도 살아 있는 것을 보지 못했습니다.
4년이 흘러가니... 이제 다른 종인 미국바퀴가 몇마리씩 보이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1주일 전에... 그 약을 한번 더 이번에는 15 곳만 찍어 두었는 데.... 한마리씩 죽어서 나오내요.... 힘이 없어 비틀 거리는 것도 보이고.... 아마 조금 시간 지나면... 다 죽을 것 같습니다. 빨리 없애려고 하면 더 많이 찍어두면 되지만,,, 그렇게 많지 않으니...
약성분은 히드라 메칠론 입니다. 천천히 죽게 만듭니다. 제가 산 제품은 맥스포스 요즘은 가격도 많이 내렸네요...
저는 옛날 것 그대로 사용했는 데... 안에 일부분 섞어서.... 곰팡이가 좀 있더군요... 그래도 죽는 것보면... 독한 것 같습니다....
이제 한 분씩 들어 오시는 바퀴님들은 그냥 살생하지 않고 계속 살려 주고 있습니다... 제가 그렇게 괴롭지 않고...
그렇게 나쁜 짓을 하는 것은 좋은 것 같지도 않고.... 마당 나무 밑에 사시면 되는 데... 굳이 계속 집에 들어오시니... 이것 뭐.... 할 수 없이 그랬지만..... 바퀴님을 죽이는 것 그렇게 마음 편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어쩔 수 없어서... 아니 핑계인지도... 번거롭기 때문에.... 대화가 안되어서.... 어떻게 대화 방법을 알면 협상을 해서... 서로 경계를 지키며 살 수 있을 것인데... 그 날이 오려나... 개미라는 책을 보면... 개미와 대화하는 기계도 만들고 하더니... 저도 그런 것 생각한 적 있는 데... 소설로 나온 것 보고 놀랐습니다.... 그런 기계를 누가 만들어 주면.... 아마 서로 평화롭게 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하긴 인간은 대화가 되지 않아서 전쟁을 하나.... ㅋㅋㅋ 끝이 없네... 그만해야지.... ㅋㅋㅋ
내일은 광주 아니 오늘 새벽에 가야 하네요....
잘 주무십시오... 부산에서 월천 올림
JBMEX 님이 쓰신 글 :
: 주말에 집에 태풍급 먹바퀴가 발견되서 방제회사에 서비스 신청을 했습니다.
: 빛도 삼킬정도의 완전 시꺼먼 색을 하고 있는 공포스러운 자태란.. 쩝
: 제가 체중에 맞지않게 곤충에 대한 공포증이 있어서 자가방제은 엄두가 안나더군요. ㅠㅠ
: 이것저것 조사하다가 1년에 한두번씩 찾아오는 손님인 아래링크의 저 놈도 봤는데요.
: 알고보니 하는 짓 자체는 나쁜 넘이 아니었군요.
: 근데 생긴거 자체가 심하게 에러라서...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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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ko.wikipedia.org/wiki/%EB%94%B1%EC%A0%95%EA%B7%B8%EB%A6%AC%EB%A7%88
제가 느끼는 감정은 질병, 위생 뭐 이런 관점은 아닙니다. 저에게는 공포죠.
매미, 잠자리, 나방, 나비, 딱정벌레류 이 모든 곤충은 저에게 패닉을 일으킵니다.
일종의 정신적인 문제이기도 하지만요. 해결방법은 찾기 힘들기도 하겠지만 뭐 그냥 삽니다.
방제를 직접 하실 수 있다니 부럽습니다. ㅎㅎ
맥스포스는 세스코가 초창기 전우방제라는 이름으로 영업하던 태고적 시절부터 존재했던
베스트셀러죠. 첨본게 20년 전이니 그 제품의 라이프사이클은 놀랍기만 합니다.
강력한 바퀴 유인성분이 들어있어서 주거공간을 밀폐하지 않고 약을 놓으면
바깥이 계시는 양반들까지도 마구마구 놀러들어오는 참사가 벌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