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저도 비슷한 정도의 정보들을 찾아보고 나름 판단해서 주장한 것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말씀하신 바와 같이 전문가 과학자들이 서로 설이 분분할 정도이고, 일치하는 것은, 어쨌든 인간광우병이 발병하면 치료 불가능, 죽을 확률 거의 100%라는 것에는 거의 동의하더군요. 그리고 잠복기가 얼마인지에 대해서도 의견 차이가 적지 않은 거 같은데, 적어도 잠복기가 상당히 긴 편이라는 것은 일반론인 것 같고요.
거의 일반론으로 받아들여지는 사실만 정리하면,
1. 인간광우병은 대단히 치명적인 병이고,
2. 적어도 지금까지 알려진 바로는 먹어서 걸리는 병이라는 설이 일반론인데,
3. 먹고 바로 발병하는 병은 아니란 거죠.
그런데 도대체 어떤 부위를, 얼만큼, 얼마나 자주, 어떤 방식으로 먹으면 인간광우병에 걸리는지에 대해서는 현재의 광우병, 프리온 관련 연구들이 대단히 초기 단계라, 나름 전문가라는 과학자들도 각각의 '감' 정도밖에 제시하지 못한다는 겁니다. 그런 이유로 다들 의견이 분분한 거겠고요.
그렇다면, 단지 섭취하는 분량이 문제가 아니라, 부위에 따라(이건 일반론에 가깝고), 조리 방법에 따라, 섭취하는 어떤 시간대에 따라 위험도가 더 커질 수도 있는 건데, 한마디로 아직 모르는 게 아는 것보다 너무나 많으니 안전하다고, 혹은 위험도가 딱 이만큼이라고 말하는 과학자가 있다면 그 말 자체가 거짓말이 되는 거 아니냐는 겁니다.
0.1g이라는 수치는 단지 1회성 실험에서 나온, 상징적인 의미에 가깝지 일반화된 이론으로써의 실험치가 아니라는 거죠. 그런 마당에 0.1g을 주사로 주입해도 잘 안걸리더라, 그러니까 프리온의 직접 섭취로 인해 인간광우병에 걸릴 확률은 극도로 낮다, 라는 것은 대단히 러프한 추정일 뿐이지 그건 과학의 결과물이 아니라고 보는 겁니다.
그래서 제가 '확률을 제시하라'는 말을 한 건데요. 스스로 연구가 덜 되어서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아주 기초적인 내용조차도 논란을 거듭하고 있는 처지이므로, 일반인들에게 안전하다는 말이나, 혹은 안전하다는 뜻으로 오인될 수 있는 어떤 표현조차도 써서는 안될 것입니다.
덧붙여서... 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은 여러가지 이유로 임상실험 이전의 이론 검증을 위해 많이 이용되지만, 광우병 자체가 양, 소, 인간 외에 아직 자연 상태에서 발견된 케이스 자체가 거의 없는 만큼, 쥐를 통해서 한 실험은 그다지 의미가 없다고 봅니다.
광우병이 유럽에서 창궐하던 시기에 광우병 소로 만들어진 동물성 사료가 다시 소에게 광우병을 옮겼다는 것이 거의 일반론인데, 같은 시기에 돼지나 닭에게는 식물성 사료만 먹였을 리도 없는데 '광돈병'이나 '광계병'이 발견되었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없으니까요.
그렇다면, 같은 포유류라고 해도 생태적으로 양, 소, 인간이 특이하게 프리온 감염에 더 민감하다는 추정이 충분히 가능하겠죠. 그러니, 쥐를 대상으로 프리온 감염 실험을 한번 해봤다는 건, 물론 그마저도 해보지 않은 것에 비해서는 나름 단순 참고 정도의 의미는 있겠지만, 프리온과 광우병의 발병 메커니즘을 밝히는 (앞으로의) 기나긴 연구 여정에서 별다른 의미가 있을 거 같지는 않네요. 결과를 도출하는 데에 더 오랜 시간이 걸리더라도 소나 양으로 실험을 했어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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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를 통해서 한 실험이 의미가 없는 건 아니죠. 제가 본문글에서 쓴 건 처럼 쥐에 대한 실험은 변형프리온의 영향도 실험이 아니라, 과연 변형프리온이 어떤 반응을 일으키는가를 살펴보기 위한 실험일꺼라는 말입니다. 즉 소나 양으로 실험하는 건 해당 물질이 어떤 식으로 장난치는지 내역이 밝혀진 다음에나 진행되는 것이란 말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