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록화님이 좋은 글을 소개해주셔서 공유해봅니다. 이 글은 제목과는 조금 다르게 개발자의 미래라기보다는 SW 개발자가 개발자 이후로 진행할 수 있는 커리어패스들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SW개발자의 미래
http://allofsoftware.net/260
물론 국내 SW 업계에서 이런 직군들은, CTO 정도를 제외하면 나머지 직군은 현재는 거의 존재하지 않는 게 현실입니다. 아마도 적어도 10년 정도는 더 지나야 현실화될 거라고 생각됩니다. 물론 각각의 역할은 많든 적든 하기는 하는데, 전문화는 거의 안되어 있죠. '개발팀장' 정도의 직책에서 이런 일들을 부수적으로 떠맡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일 듯.
하지만 너무 성급하게 실망할 필요는 없겠지요. SW 개발과 관련된 직군도 조금씩 분화되어나가고 있고, 그 필요성을 외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사실 이런 전문화된 직군을 이해할 사람은 역시 개발자이거나 개발자 출신이어야 하는데, 뭐 최근 몇년을 돌아보면 개발자의 목소리가 이전보다는 확실히 높아지고 있거든요.
좋은 글에 제 맘대로 몇가지 사족을 달아보면...
가장 앞에서 소개하고 있는, 시니어 엔지니어 혹은 치프 사이언티스트는, 평생을 개발자로만 살고 싶은 분들께 로망이겠지요. 10년 20년 전까지는 우리나라에는 40대 개발자가 없다, 뭐 이런 비관적인 이야기들로 많이 돌아다녔는데, 40대가 되면 개발직군에서 자의든 타의든 떠나게 되어서 개발자로서 40대는 없다는 의미였죠. 그런데 그런 속설은 반만 맞는 거여서, 사실 그때 쯤에는 극소수였던 우리나라 IT 업계의 1세대가 겨우 40대에 진입할까 말까하던 시기였습니다. 당연히 주위에 40대 개발자가 없을 수밖에 없었죠.
현재를 보면, 제 나이가 이제 41세이고 제 나이대의 개발자들이 수두룩 빽빽합니다. 물론 제 나이대에서 관리직이나 영업 등으로 넘어간 분들도 적지 않지만 남아있는 분들도 역시 적지 않죠. 제가 60까지 개발을 하게 될지 아닐지는 지금으로선 확실히 알순 없지만, 적어도 타의로 개발을 그만둘 일은 없을 겁니다. ^^
테크니컬 마케터... 제 생각에, 바로 스티브 잡스가 이 테크니컬 마케터의 극단적인 예였습니다. (잡스가 한 일은 기업의 기술을 주도하는 CTO 같은 직책과는 완전히 다르고, 일반적인 CEO와도 많이 다르죠) 기술을 제대로 이해하고 시장에서 통할 미래의 제품을 꿈꿀 능력을 가졌기에 애플을 그 위치까지 끌어올릴 수 있었죠. 그런 일을 하는 것이 바로 마케팅이고, 기술을 이해하고 기술 기반으로 마케팅을 접근하는 것이 테크니컬 마케팅입니다.
기술지원과 QA는 개발자들이 대체로 꺼리던 쪽인데, 아마도 개발을 하던 와중에 수시로 QA와 기술지원에 끌려다니던 경험 때문에 치를 떨어서 그럴 것입니다. 사실 이쪽의 직무는 개발자로서의 경험이 대단히 큰 도움이 되고, 또한 업무 자체는 개발과는 별개의 독립된 업무입니다. 개발 경험을 살려 전문적으로 QA나 기술지원을 할 수 있다면 해당 분야에서 독보적인 존재가 될 수도 있겠지요.
도메인 전문가는 기술 자체보다는 해당 업무에 전문인 사람을 말하는 건데, 사실 이 도메인 전문가는 이미 아주 많은 분야에 존재하고 실제로 대우를 받고 있습니다. 업무 자체가 크리티컬하거나 배우기 어려워서 진입이 어려운 분야에서 도메인 전문가가 큰 영향력을 발휘합니다. 다만 이런 도메인 전문가들이 많이 존재하고 그에 따른 대우도 하고 있으면서도 아직은 일반적인 SW개발자와 나누고 있지는 않죠. 분명히 롤도 다르고 일하는 방식도 다른데 말이죠. 머지 않아 완전히 개별적인 직무로 나누어질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런 새로운 직군, 직무들은 대부분 SW개발자로부터 파생되는데(다른 쪽에서 들어오는 경우도 있긴 하지만), 이렇게 각 직무가 뚜렷하게 나누어질수록 개발자, 혹은 개발자 이후의 커리어를 걷는 사람의 업무 만족도도 올라가고 대우도 좋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 과정에선 역시 엔지니어들이 스스로 목소리를 많이 내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