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세금을 더 걷는다는 협박은, 정치꾼들이 못가진자와 덜가진자를 아귀처럼 싸우게 만드는 가장 쉽고도 효과적인 방법이다. 정의와 복지를 외치던 깨어있는 국민들이라도 "니 호주머니에서 돈을 꺼내서 쟤 줄까?" 하면 전후좌우를 따져볼 여지도 없이 너무도 쉽게 "아니오!" 부터 외친다. 내 지갑에서 돈이 나갈 수 있다는 공포에 사로잡혀, 따져서 물어볼 생각은 미처 해보지도 못한다. "왜 부당하게 돈 많이 챙겨놓은 니 호주머니에서 꺼내지 않는데?"
너무도 슬프게도, 이번 무상급식 투표가 이런 꼼수로 진행되고 있다. 오세훈 측이 내미는 투표지의 선택 조항이 딱 그런 식이다. 예로부터, 기득권자들은 어리버리한 서민들을 말 몇 마디만으로 쉽게 부리는 방법을 오랫동안 체득해왔다. 기득권을 가진 자들이 못가진자들을 바라보는 시각에선, '이런 간단한 꼼수 정도로도 지들끼리 물고 뜯고 싸우는 미련한 놈들 주제에 어딜 감히!' 원숭이들을 바라보듯이.
이왕 싸울거면 좀 생산성있는 일로 싸웠으면 합니다.
잘은모르겠지만 서울시 각 행정구청에서 보도블록 한번 덜 갈아도 아이들 밥은 먹일 수 있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