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의 외도가 될지 소원대로 SI바닥을 떠날지는 지금으로서는 모르겠지만요.
내일 퇴사합니다. 프로젝트 끝나는 날이랑 급여일이랑 새입사일이랑 아귀를
잘 맞춰서 다행입니다. 나름 비전을 가지고 시작한 SI업이지만 초급 엔지니어
대량투입으로 장사 안하고 나름 베테랑만 모여서 깔끔하게 기술 팔아먹으며
살아보려고 하니 업계의 구조적인 문제가 커서 불가능한 것으로 결론이 났습니다.
어떻게 보면 해방이자 축복받을 만한 새 발걸음일 수도 있고 어떻게 보면 더럽고
지저분하고 아니꼬와도 그 바닥에서 승부를 보지 못하고 도피하는 것으로 보일
수도 있겠군요. 저 자신도 솔직히 어떤 건지 판단이 안됩니다. ㅎㅎ
작년부터 별로 아름답지 못한 수준의 고객들을 부쩍 많이 만나고 다니면서 회의감이
들기 시작했는데 거기다 지훈님이 예전에 올려주신 통렬한 SI 씹는 글이 많이 도움이
되었습니다. 글 찾기가 힘들어서 링크는 못 올리겠습니다. 이야기의 본문은 아니었고
구조적 문제로 인한 SI 프로젝트의 낮은 단가 이야기와 그 중에서도 유통 SI는
최악오부최악 저질이다!!!! 뭐 이런 이야기가 살짝 곁가지로 나왔었습니다.
그 대목 읽으면서 뜨끔했죠. ㅋㅋ 우씨... 내 필드가 유통SI이잖어...
그 이후 낮은 단가라도 그나마 고객사가 모두 대기업이라 돈 떼인적은 한번도 없으니
그정도면 족함을 알고 일이나 열심히하자 라고 생각을 해도 따뜻한 미래에 대한 비전은
사람 대가리수로 SI 장사하는거 말고는 보이지가 않더군요.
8월6일부터는 회사도 바뀌고 업무도 기술영업으로 바뀝니다. 공업인 출신이라 완전
탈출은 아니지만 그래도 SI짬밥보다는 살짝 더 달콤할 것 같습니다. 체질에도 맞는거
같고요. 잘하리라는 보장은 없지만 새로운 기회 취득에 대한 기쁨과 기대감으로 나름
기분이 좋습니다. 뭐든지 열심히 하면 굶지는 않는다는걸 아니까 좋은 결과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개발자 커뮤니티인데 이런거 올리면 똥글인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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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보다 나은 오늘이
오늘 보다 멋진 내일이 펼쳐질거라 생각합니다.
좋은 일, 멋진 일이 팍팍 생기길 빕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