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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희찬님의 의견도 일리가 있습니다만, 우리나라의 SI 프로젝트 상황은 좀 심하다고 봅니다.
제가 보기엔 대규모 프로젝트를 발주하는 고객사의 전산부서 최고위 관리자들 상당수가 기술 과소비, 혹은 기술 교조주의에 젖어있는 것 같습니다. SI 업체들은 이런 고객사 전산 관리자들의 허영 심리를 이용하여 기술적인 효율 향상보다는 현란한 신종 용어들의 나열에 가까운 기술 영업으로 프로젝트를 낚아올리구요. 그러니 막대하게 들어가는 비용에 비해 실제 프로젝트의 효과가 초라하거나 미미한 경우가 자주 생기고, 심지어는 이전보다 효율이 떨어지는 시스템을 속으로 꿍꿍 앓으면서 그냥 억지로 계속 쓰는 경우도 흔히 생깁니다. 책임이 있어도 문책 당하기는 싫으니까요. 언제까지? 다음 차세대를 할 때까지. 게다가, 우리나라의 전체 산업계의 실제 필요보다 SI 업계가 지나치게 비대하다고 봅니다. 우리나라에선 대기업 그룹이라면 저마다 덩치 큰 SI 계열사를 하나씩 거느리고 있으니(이 자체가 웃지못할 블랙코미디입니다만) 그럴 수밖에 없겠고요. 다른 거의 모든 업계에서는 중소기업에서 대기업으로 성장하는 경우를 드물게나마 보지만, 우리나라의 SI 기업이 중소기업에서 대기업으로 성장하는 경우는 한번도 못봤습니다. 오히려 대기업 계열사에서 계열분리되고 나면 중소기업 수준으로 쪼그라드는 건 흔히 봤습니다만. 을이 많다보니 거느리는 병도 많아집니다. 병 업체들은 점점 기술적인 질적으로는 떨어지고 갯수만 많아지죠. 2000년대 초반만 하더라도 나름 기술적 경험을 가진 중소 개발업체들이 많이 있었습니다만, 지금은 질적으로 빵점에 가까운 인력 파견업체들이 그 자리를 대부분 메꾸고 있습니다. 이런 인력파견업체들은 자체 보유 기술이 없다보니 을에서 원하는 숫자만큼의 계약직 개발자 머리수를 채우고 남는 마진도 얼마 안되고, 거꾸로 말해서 SI 대기업들의 마진이 극대화됩니다. SI 개발 공급이 고객사들의 수요보다 더 크다는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보니, 실질적인 업무 효율 향상과 현업의 만족 등 질적인 측면에서의 경쟁보다는 낚시에 가까운 기술영업과 비정상적인 영업 행태를 위주로 한 영업 경쟁이 다반사죠. 또한 SI 업계가 필요 이상으로 비대하다보니 동반 성장해야 할 패키지/솔루션 업계를 덩치와 자금력으로 찍어누르는 현상도 더 자주 발생하게 됩니다. SI 대기업들이 자화자찬으로 프로젝트 멋지게 성공했다고 보도자료 뿌려대는 것은 자주 봤어도, 실제로 그 시스템을 사용하는 고객사 현업 직원들이 그렇게 만족하는 경우는 거의 보지 못한 것 같습니다. 최소 몇백억, 최대 몇천억까지 들이고 업무 혼선이나 장애까지 겪어가며 런칭한 프로젝트가, 신규로 만들어 추가한 일부 화면들을 제외하고는 결국 이전 시스템과 거기서 거기라면, 그건 정말로 더도 덜도 아닌 과소비에 불과할 겁니다. 또, 대규모 프로젝트가 자주 일어나서 돈이 돌기는 하지만, 실제로 돈을 버는 것은 프로젝트의 실무를 뛰는 중소 개발업체나 개발자들이 아니지요. 넉넉한 금액의 프로젝트가 을 대기업 SI를 거치고 나오면 몇분의 일 토막이 나서 개발자나 중소 업체들은 겨우 입에 풀칠만 하게 되는 건 이제 당연한 업계 상식이 되어버렸고요. 쩝... 저 스스로 글을 쓰면서도, 이렇게 정리를 해보니 정말 너무 씁쓸하군요. 관련 글 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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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턱없이 모자란 기획, 짧은 일정, 부족한 개발자, 적절치 못한 개발방향,
고객의 변덕, 저임금, 야근으로 인해
개발에 투입된 사람들만 망가져 갈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