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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살아가는 이야기들을 나누는 사랑방입니다.
[17264] [쉬운 삽질] 두바이와 프로그래머
김호광 [] 4015 읽음    2009-11-30 09:05
두바이...

한 동안은 잘 나가는 이름이었고, 혁신의 이름이었지요...

모두 두바이 배우기에 열중했습니다.

규모가 수요를 창출할 수 있다고 믿었죠

그리고 상당 부분 규모가 수요를 창출했습니다.

문제는 거품이 상당히 낀 상태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테크 트리를 올린 겁니다.

만일 금융 위기가 10년 후 쯤 왔다면 두바이는 그럭저럭 성공했을 겁니다.

하지만, 두바이의 행운은 때릴 맞추지 못했습니다.

팜 아일랜드의 경우 털텅빈 집들이 많을 정도로 공실률이 높습니다. 그런데도 팜 주메이라와 더 월드를 만드는 과대 공급을했던 것입니다. 물론 결과는 공사 중단입니다. 공사비를 줄 수 없었던 것입니다.

각종 소프트웨어 발주도 많았던 두바이에서 가장 먼저 사라진 쪽이 바로 중국계 소프트웨어 회사였습니다. 외주비가 2주 밀리자 싹 사라지더군요...

가장 늦은 건 일본쪽 SI 회사와 유럽 회사였습니다.

재미있는 사실은 유태계 SI 회사(이름은 밝힐 수 없지만..)들은 한푼도 손해를 보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보험에 들었기 때문입니다. 그 만큼 리스크 관리를 했다는 것이지요. SI 수주액의 1~3%가 보험료인데 아까지 않았다는 겁니다.

프로그래밍을 짜다보면 제대로 안될 때가 있습니다. 리스크를 줄이는 것이 프로그래머의 본분이라 생각합니다. 아무리 잘 짜는 프로그래머일지라도 일정 관리가 되지 않는다면 결과적으로 실패한 프로그램입니다.

제가 아는 모 프로그래머는 국내 PC game 초창기에 게임을 만든 사람이었습니다. 이 분은 결과적으로 한국 패키지 게임을 망가트린 사람으로 기억됩니다.

패키지 게임 3주 전에 마스터 버전이 없고 스테이지 1을 하드 코딩하면서 프레스 날짜를 며칠 지나서 프레스를 하는 생활을 반복했습니다.

pc game 초기에 애정으로 국산 게임을 많이 샀지요. 심지어 외국 게임은 복사해서 게임하더라도 국산 게임은 구매하자라는 애국적인(?) 움직임도 있었습니다.

이렇게 급조된 게임이 완성도가 있을리 만무하고, 버그가 없다면 붕어 빵에 붕어가 들어 있다고 감히 자신할 수 있겠지요...

게임이 출시되고 바로 그 날 혹은 하루 이틀 후 버그 패치가 나옵니다. 알면서 마스터 버전을 프레스하여 낸것입니다.

상식적이지 않았지만, 순진한 유저들은 수만장의 패키지 게임을 샀습니다. 만장이면 1억 정도 남습니다. 딜을 잘하는 개발사의 경우 장당 1만 5천원까지 남기기도 했습니다. 당시 대치동 주공아파트(지금 도곡동 렉슬)보다 게임 한타이틀 만들면 많이 벌던 시절이었지요. 당시 5만장에서 10만장 팔기도 가능했던 시절입니다.

덕분에 패키지 시장은 완성도 문제로 붕괴되기 시작했습니다. 패키지 게임이 게임 잡지 번들로 바로 직행하는 사태도 벌어졌습니다. 대작은 1억 5천~ 1억, 보통은 5천 내외였습니다. 그러다보니 패키지 시장은 없어졌습니다.

그 여파는 한국이 온라인 게임을 만들 때까지 지속되었습니다. 온라인 게임이 아니였다면 한국 게임 시장은 전멸 당했을 겁니다.

우리 나라에서 어느 정도 이름 알려져 있다고 하는 개발자인 별구라씨 역시 일정 안지키기로 유명합니다. 게임 기획 협업을 했다가 dive to blue 상태로 몇달이 되셔서 결국에는 큰 손해를 본 상황도 있었습니다. 결국은 고발까지 할뻔 했습니다.

한국의 경우 이런 경우가 만연되어 있습니다. 어떤 프로그래머와 외주 계약을 합니다. 매주 금요일 업무 보고서를 보내는 조건입니다.

업무 보고서라고 해서 거창한 것이 아니라 이번주 한것 / 완료율 / 다음 주 할 것 / 일정 대비 완성율 정도로 많아야 열댓줄 타이핑하면 되는 수준이며 메일로 보내면 되는 것입니다.

아직까지 제대로 받아본 경험이 없습니다. 작은 기업이나 프리랜서의 문제라고 치부하기에는 대기업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계약과 약속을 헌신짝처럼 생각합니다. 그러다가 문제되면 시간이 지나 해결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공개된 공간에서뭐라고 하더나 손해를 배상하라고 하면 말도 안되는 소리들이 들려옵니다.

제가 아는 일본 모 SI 회사의 경우 초기에 한국 개발자를 많이 리쿠르트했다가 몇년 전부터는 경력 검증을 정확히하려고 한다고 합니다. 단기 교육 과정을 이수해서 인력 송출된 인력이 문제를 일으켰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페페루 님 이런 경우는 일반적인가요? SI 쪽만 그런가요?)

호주의 경우 한국에서 3년 이상 무사고일 경우 보험료가 절반이 됩니다. 서류 요구하는 것도 없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한국 사람이 이것을 악용하면서 걸렸습니다. 3년 무사고가 다음 5년간 사고낼 확율은 통계적이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사고율을 조사하다보니까 보험 회사의 신뢰와 달리 한국 사람들은 다 베스트 드라이버라고 하면서 결국은 사고율이 일반 이민자와 거의 같았다고 합니다.

그 후로 이민자는 아무리 무사고 30년이라도 제로 베이스에서 보험료 산정을 하게 되었답니다.

잉글로 색슨 족의 특성상 신뢰에 대해서 무한한 지지를 보내다가 신뢰가 깨지면 그 다음부터는 네거티브하게 나간다고 합니다. 이번 두바이 사태로 결국 아랍을 포함한 신흥 시장의 대출과 채권 투자가 까다로워질 것입니다. 더구나 금리도 올라갈 것입니다.

그 피해는 두바이뿐 아니라 한국까지 여파가 미칠 것입니다.

해외에서 한국 프로그래머가 문제를 일으키게 된 것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실리콘 벨리에서는 중국계 프로그래머가 많이 아웃소싱에서 퇴출되었습니다. 일본도 한국 프로그래머에 대한 불신이 증폭되고 있습니다.

저 역시 외주 몇가지가 프로그램이 나올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원하는대로 외주 비용과 계약금도 맞춰준 상태인데 감감 무소식입니다. 그냥 회사 내 프로젝트라면 상관 없지만 이것 역시 누군가의 외주입니다.

프로그래머의 사정을 봐주고, 아프다, 감기다, 무슨 일 있다. 마감이 지난 상황에서 전화 안 받고 수십 차례 전화나 문자가 오면 그제서야 구차한 번명이나 하고 지긋할 지경입니다.

그냥 같은 값이면 중국 프로그래머 5명에게 외주를 같은 것을 주고 나오게 하는 것이 효율적일 것도 같습니다. 5명 인건비가 결국 한국인 1~2명의 인건비니 말이죠.

이런 경우는 한국 온라인 게임에서 많이 일어났습니다. 웬만한 게임 그래픽 보면 중국에 하청을 준 경우가 많습니다. 극비 아닌 극비인데, 70~80% 외주로 나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메인 캐릭터 하나에 150만원이면 되고 한국의 경우 월급 300~400 짜리 인력 몇명이 몇달 걸려야 나옵니다. 그리고 작업 과정의 실수로 몇번의 수정도 해야하는 경우도 생깁니다.

최근 중국 게임의 비주얼이 그나마 좋아진 이유가 한국의 외주를 하다가 그 만큼 퀄리티가 높아진 것이 한 이유입니다. 중국에 게임 그래픽 외주가 양날의 칼이 된 것입니다.

그렇지만, 저 역시 외주 줄 날이 올지도 모르겠습니다. 낮에 일을 시키면 인터넷 서핑도 안하고 일만 합니다. 하면 바로 경고가 들어오고 심할 경우 퇴사됩니다. 한국은 어떨까요?

일로 이렇게 고민스러워지네요


testcode~
해롱해롱 [seaeast2]   2009-11-30 15:38 X
초기에 개발 문화를 잘못 세운 선배들 탓고 있고 그걸 그대로 이어받기만한 후대 탓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지금부터라도 고쳐가야 할 것들이죠. 특이 일정이 그렇습니다.
김호광 [testcode]   2009-11-30 19:24 X
피곤한 상태에서 쓰다보니 비약이 있네요

그렇지만, 저 역시 (중국에) 외주 줄 날이 올지도 모르겠습니다. (중국에서는) 낮에 일을 시키면 인터넷 서핑도 안하고 일만 합니다. 하면 바로 경고가 들어오고 심할 경우 퇴사됩니다. 한국은 어떨까요?
자연인 [jayeonin]   2009-12-01 11:19 X
내용이 참 흥미롭습니다. 인상적인 내용이 이스라엘은 Risk관리를 하였다 인데...
김호광님은 이런 사실들을 어떻게 아는지 참 궁금합니다.
그리고 우리나라에서는 이러한 보험이 없는것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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