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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은 다 요리사입니다. 한 두 가지는 할 줄 알지요...
카레는 기본이니까... 설명은 필요없고....
문제는 근 18년 동안 우리 마님께서 한번씩 카레를 만드시는 데...
카레가루로 간을 맞추는 것 참고 참아 오늘까지 왔습니다.
요즘은 마님께서 (그렇게 놀아라고 했건만 집에 있으면 따분하다고)직장을 다니는 관계로
토요일 날 카레 하는 날이 늘었습니다.
저는 짜고 싱겁고를 떠나 카레의 농도도 아주 중요하게 여기는 데...
마님께서는 한결같이 18년간 카레가루로 간을 하다 보니... 카레를 먹고 나면 속이 약간 않좋습니다. 피의
농도가 증가했다고 해야 하나.. 여하튼... 느끼한 것도 있고...깨운하지 않은....
"카레를 할 때 적당히 넣고 소금으로 간을 맞추어 주세요. 마님..." 18년 간 했건만...
제 말이 말로 안들리는 지... 늘 카레가루로 간을 ....
요즘은 제가 일찍 일어납니다. 새벽 3~4시... 낮잠을 조금씩 자서 그런 것인지...
오늘도 카레를 하기에(하기에 뭐고 하길레가 더 좋은 것 같구만 '하기에'가 표준이라고 하네요. 짜증 나네...
아나운서들 방송 때마다 하는 '효과' 이 소리를 들을 때마다 속이 답답(이러면 병이 되지요)... 효꽈가 더 좋지
않는가? 시원하고...지방색인가? 지방에 있는 사람들이 표준어에 참여를 해야 하는데... 언어는 늘 변하는
것인데... 제가 뭔 얘기를 다시 본론으로 들어가서... )... 부엌에 갔습니다. 야채를 넣고 끓이고 있더군요...
(야체도 잘 안익는 것은 먼저 넣고 끓이다가 차레대로 넣어야 좋지요.... 요리의 기본 )
제가 카레를 감추었습니다 (제가 저번에 큰 슈퍼에 갔는 데 50인분 오뚜기 카레가 있어서 첨 사왔는데...
그 담부터 마님도 이것을 애용하더군.. 가격도 싸고 양도 많고 맛은 똑같고... 한번씩 카레라면도 해먹고
좋습니다).
조금 있으니... 카레를 찾는 소리가 들리더니... 방문이 열리리면서 예쁜 얼굴에 눈을 동그랗게 뜨고...
( 예쁜 얼굴.. ??? 딱 40대 중반인데... ㅋㅋㅋ 그래도 제게는 마님이 예쁘게 보입니다. @.@ 병신... )
"카례 가져갔어요!".
"넵... 오늘은 제가 카레 가루를 넣겠습니다... 마님~~~"
"찬물에 타서 넣어야 하는데.... "
(울마님 시집와서 제가 요리를 6개월 간 가르쳐 준 것을 이제 잊은 모양입니다. ㅋㅋㅋ,
요리의 기본, 가루는 찬물에 탄다. 뜨거운 물에 넣어면 가루가 바로 익어서 뭉치게 되지요... ㅋㅋㅋ)
"알고 있어,,,,"
찬물에 카레를 숫갈로 20번 정도 넣고 저었습니다. 숫갈로 잘 안된다며... 거품기를 가져왔네요...
"그게 더 좋겠군,,,, -.-"
야체가 끓는 스텐레스(알루미늄이 해롭다고 해서 스텐레스로 교체하고 있음) 솥에 넣었습니다..... 적당히(ㅋㅋ)
농도가 맞는 것 같습니다. 이제 그 후의 간은 굵은 소금(3년 묵은 소금)으로 짠짠하게 간을 했습니다.
맛을 보니 농도가 아주 약간 찐한데... 그런대로 잘 맞았습니다...
식탁에서 카레를 먹으며 물었습니다(마님이 듣고 담부터 이렇게 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오늘 카레 웬지~ 맛있지 않니?"
"음... 뭔가 맞있다..."
"나도..."
"니도..."
"오늘 카레는 아빠가 간을 맞추었다.... 일명 아빠 카레지... 음하하하하~ "
이때 울마님 눈이 휘둥그레 해지면서...
"어.. 돼지 고기가 없네.... 아참 고기 삶아둔 것 넣는 것 잊었네...."
(보통 같이 넣고 하는데 고기가 약간 오래 되었다고 어제 삶아 놓은 것 넣지 않음)
'젠장... 야체카레라 그런가? 아씨... 나 돼지 고기 좋아하는 데... 담부터 돼지 고기 안넣는 것 아닌가? -.-'
고기는 뒤에 넣는 것이 고기가 질기지 않고 부드럽습니다. 그리고 다른 맛이 고기에 많이 스며들지 않고...
입에서 씹을 때 섞이면 맛있지요. ㅋㅋㅋ 김치찌게 할 때도 돼지고기는 뒤에, 끓을 때.... 넣어세요...
주말 즐겁게 보내세요.... 부산에서 요리사 박영목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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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아직까지 3분만에 뚝딱 해치우는 카레를 애용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