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행했던 경호관이 자신의 과실을 숨기려 한 정황이 나오고는 있지만...
너무 지나치게 무리한 추리들을 하고 계시는군요.
상식적으로 예상하기 힘든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으니 경호관들이나 비서관들도 얼이 빠져 일부 비상식적으로 행동한 부분들이 적지 않을 겁니다. 또 일부는 경호관들이나 경찰에서 자신들의 과실을 숨기거나 축소하기 위해 일부 왜곡해서 전달한 부분도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단정적인 증거도 없고, 완전히 객관적이지도 않은, 울분에 찬 소수의 누구 누구만에게만 설득력이 있는 오직 정황만의 의혹, 이런 수준의 타살 의혹은 너무 지나칩니다. 사태가 심각할 수록 의혹의 제기도 더욱 신중해야 하기 마련입니다.
지금은 국민들, 노무현의 측근들, 가족들, 그리고 그 반대편의 이명박을 포함한 경찰, 검찰, 국정원 등 권력기관, 그 중에 누구도 상황을 통제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통제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사회 전체에 슬픔과 분노만 넘실거리고 있습니다. 분노에 찬 국민들 못지 않게, 이명박을 포함한 정부측에서도 극도로 긴장한 기색이 역력합니다. 한마디로 일촉즉발의 위험하기 짝이 없는 시국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사실을 완전히 증명하지 못하는 의혹들이 마구 범람하다보면 불필요하게 상대를 자극하게 될 수 있고, 그것을 시작으로 자칫 아무런 소득도 없이 끝없이 희생만 발생하는 대형 불상사가 일어날 수도 있습니다.
각자의 마음 속에 울분이 가득차있다고 해도, 지금은 적절한 시기가 아닙니다. 지금 뭔가가 터진다면 결코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지나친 감정의 토로는, 당장은 조금 자제했으면 좋겠습니다. 울분 토로, 의혹 제기, 적어도 장례 절차는 끝나고 나서, 그때 해도 늦지 않습니다. 장례가 끝난 후로도 노무현이 남긴 억울함과 화두는 오랫동안 우리 사회를 어둡게 짓누를 것이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도, 노무현의 마지막 가는 제삿상에 피를 바치는 것은 누구보다 이 나라와 국민들을 사랑했던 그에 대한 예의가 아닙니다. 그가 마지막 순간까지 억울함에 치를 떨었다고 하더라도, 그리고 만의 하나 그가 실제로 타살당했다고 하더라도, 우리가 아는 노무현은 냉정한 단죄가 아닌 피끓는 복수를 바랬을 사람이 아닙니다. 그를 위해서가 아닌, 남겨진 우리를 위해 죄진 누군가에게 죄를 물으려 하더라도, 그것은 노무현을 보내준 후여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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