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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살아가는 이야기들을 나누는 사랑방입니다.
[15452] 어제 밤 우리 동네에서 일어난 일..
박영목.월천 [gsbsoft] 3710 읽음    2008-12-05 13:19
어제 밤 우리 동네에서 일어난 일..

춥다(이외수 선생님의 첫 작품에 나오는 동사다). 어제 밤 나도 "추웠다"

몇일 알바를 했다.  그 전 주도... 그래서 몸이 말이 아니었다.

몸관리, 이것은 원초적 직업에 종사하는 분들의 전유물로 여겼는 데... 

프로그래머도 몸관리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간이 나빠지는 느낌

(심장인지 간인지? 전문의가 아니라서...) 여하튼 피곤할 때 느낄 수 있다.


그래서 몸관리 차원에서 잠자리에 일찍 들었다. 1시 30분...  알바할 때

3시~4시 경에 잤다. 하루 4~5시간만 잤다. 입시 공부하는 것도 아니고...

그런데...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딸가닥 딸가닥 딸딸딸... 우리집 경사진

골목에서 나는 소리였다. 그 사이로 윙윙 거리는 바람 소리도 들린다.

소리의 원인은 강한 바람에 의한 재활용 요구르트, 패트병들이 굴러가는 소리였다.

참을 수 없어 엷은 윗옷에 추리닝 바지를 입고 대문을 나갔다. 마침 재활용

수거하시는 분이 내려오고 있었다. 나도 땅에 떨어진 것을 주워담기 여념이 없었다

그때 아주 강한 바람이 불었다. 이 강한 바람 한번이 나를 비참한 처지로 몰아갔다.

그 바람으로 나의 눈에 이상한 먼지가 들어 갔다. 눈도 잘 뜰 수 없었다.

대문을 찾았다. 그런데 아뿔사 잠겨 있었다. 좀 전의 강한 바람이 나의 눈만

닫게 한 것이 아니고 대문도 닫았던 것이다.

바람은 계속 불고 있었고 나는 초인종을 마구 눌러 됐다. 반응이 없다.

그것도 그럴 것이 마당에서 현관까지 좀 긴 거리 그리고 문을 3개를 거처야

안방인 데  잠 많은 우리 내무부 장관이 들을 수 없다( "옛날 여자들을 보쌈할 수

있었던 것이 여자들이 잠이 많았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은 아닐까?" ㅋㅋ )


초인종을 수십회 거듭하는 가운데 느낀 것은 대문 앞에서도 얼어 죽겠구나!

그러나 얼어죽는 시점을 정확히 알 수 없다. 알 수 있으면 옆집이라도 들어갈

것인데... 바람이 강하게 불면 전봇대 옆으로 갔다가 약해지면 올라와서 또

눌러 됐다. 그래도 반응이 없다. 살기 위해 큰 도로쪽으로 내려 갔다. 휴대폰도

돈도 없었기 때문에 방법이 없었다. 벌벌 떨면서 지나가는 사람 붙들고 휴대폰을

빌려 달라고 했다. 새벽에 추리닝 입은 덩치 큰 놈을 믿을 수 없었던 모양이다.

--- "휴대폰 없는데요".  3번 만에 겨우 빌렸다.

집전화 휴대전화 다 해도 받지를 않는다. 휴대폰 빌려 준 사람도 떨고 있어서
( "내가 무서워서..?  아니면 추워서? 헷갈렸다. )

더 이상 어떻게 할 수 없었다.  돌려 주고 또 살길를 찾기 시작했다.

공중전화가 있었다. 돈도 없는데... 그래도 달려갔다. 긴급전화 버튼이 보이

길래 그것을 생전 처음 눌렀다(이것을 "무조건 반사"라 하는가 보다) 그랬더니

신호음이 난다. 그래서 우리집 전화번호를 눌렀다. 몇 번을 되풀이 했다.

그랬더니. 어느 순간 수화기를 들었다는 느낌을 받았다. 통화는 되지 않았다.

발음의 반자 정도 들리고 끊겼다. 본능적으로 집을 향하여 바람처럼 달리기 시작

했다 - "이런 경우를 달밤에 체조한다"고 하는 군, 혹 달밤에 이런 분 보았다면

꼭 운동을 한다고 단정하지 마세요. 혹 살기 위한 필사적인 몸부림일 수도 있으니까?


그리고 초인종을 눌렀다. 딩동~  잠시 후 대문이 딸각... 휴~~~  대문을 닫고

집에 들어와서 불평을 하려고 해도 입이 얼어서 말이 나오지 않았다.

내 방에 들어가 문 닫고 이불 뒤집어 쓰고 누웠다.


그런데 잠이 오지 않았다. 추운 곳에 있다가 들어오니 혈관이 좁아져 혈류 속도가

높아서 그런 것인지 정신이 멀쩡하다. 그러면서 여러 가지 생각이 떠오른다.


오늘 새벽 많은 분들이 돌아가시겠다. 혼자 사는 사람은 별 것 아닌 일로도

죽었을 수 있을 것 같다( "...홀로 있어 넘어지고 붙들어 일으킬 자가 없는 자에게

는 화가 있으리라" - 성경 전도서4:10,  '결혼하세요')


27년 전 나의 6째 누나의 명언이 생각난다.

지금 집도 춥지만 그 당시 저희 집은 아주 추웠다. 보일러가 있었지만 마당

건너편에 있었고 돌아가는 소리가 탱크가 지나가는 수준이었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2시간 지나야 방이 따뜻해진다는 것... 그 당시 보일러 기술이 그랬다.

그래서 다시 공사를 하여 방마다 연탄 보일러로 바꾸었다. 그래도 외벽 쪽에

있는 방은 밤에 추웠다. 미대에 다니던 6째 누나는 밤마다 그림을 자주 그렸다.

그래서 연탄 난로를 방에 설치했다. 그러던 어느 날 4째 누나가 아침에 그 방문을

열었다. 연탄 냄새가 메케했다.


4째 누나가 화를 내며 6째 누나를 깨웠다(참고로 누나6명, 형2명, 큰형과 나이 차 26살 )

"너 죽으려고 환장했나! 엉! 환기도 안시키고... !"

그때 저희 6째 누나 우리 집에서 유명한 명언을 날린다.

"나는 춥게 사는 것보다 따뜻하게 죽는게 좋다!"

이 말은 우리 집 명언으로 남아있다.   이 생각을 하니 웃음이 난다. ㅋㅋ


아침에 일어나 왜 전화를 받지 않았는지 물었다.

나의 작은 딸 알람을 맞추어 놓았는 데 알람인 줄 알고 껐다고 한다. 너무 피곤해서...


어제 밤, 지구 대한민국 부산 가야1동 뚱뚱한 프로그래머에게 일어난 강풍에 엃긴

에피소드였습니다 --- 밤새 추웠지요. ㅋㅋㅋ   감기 조심하세요.


                          부산에서....   월천 박영목 올림
박지훈.임프 [cbuilder]   2008-12-05 13:31 X
아니 하필이면 어젯밤처럼 xx같이 추워진 날에 그런 고생을...
그래도 생존(?)하셨다니 다행이라는 말씀 전해드리면서.. ^^
박영목.월천 [gsbsoft]   2008-12-05 13:38 X
어... 시삽님... ㅋㅋㅋ   첫 댓글을 달아 주시고. 저의 영광입니다... ㅋㅋㅋㅋ
쓰시는 글 잘 보고 있습니다... 늘 감사히 생각합니다...  겨울 잘 보네세요... ^^
박지훈.임프 [cbuilder]   2008-12-05 13:41 X
아이고~ 영광은 무슨...
아마 내년 상반기중으로 대전과 부산에 갈 일이 있을 것 같습니다.
그때 부산 벙개라도 한번 할까 싶은데, 쐬주라도 한잔 하실까요? ^^
박무개 [bigheart]   2008-12-05 13:41 X
ㅋㅋ.
글 재밌게 읽었읍니다.
만약 서울이었다면 아마도 발로 글을 쓰셔야 했을 수도 있었겠군요.
역시 따뜻한 남쪽나라...
장성호 [nasilso]   2008-12-05 13:49 X
ㅋㅋ 고생하셧습니다.
만약내가 그런 상황이었다면? .. 생각만 해도 앗찔하네요..
박영목.월천 [gsbsoft]   2008-12-05 14:05 X
박무개님 감사...  어... 또 스타께서... 장성호님...  ㅋㅋㅋ 감사요...

임프님  번개 ㅋㅋㅋ 영광입니다.  꼭 연락 주십시오... 만사 제껴 주고 바람같이

달려가겠습니다.  부산 계신 빌더, 델파이 프로그래머께서도 같이 모였으면

좋겠습니다.  모일 기회가 없어서... ㅋㅋㅋ  영향력 있는 분이 없어서 그런가?

이제 그(He) 님께서 오신다고 하니...  다들 연락 주세요... 아래 댓글로 ㅋㅋㅋ 
박지훈.임프 [cbuilder]   2008-12-05 14:20 X
반겨주신다니 감사합니다. ^^
이번에 새로 옮긴 회사에서 내년 내내 바쁜 일정이 많아서 상반기중이라고 러프하게 말씀드렸는데요.
가급적 일정을 땡겨 잡겠습니다. 2~3월 사이쯤으로 일정을 잡아보겠습니다. ^^
와이군 [yypbd]   2008-12-05 17:21 X
점심먹으러 집에 가다가 죽는줄알았습니다 -_-;
구구절절한 사연에 눈물이 앞을 가리네요. ㅋㅋ
고생하셨습니다.
신원진.키란디아 [kyrandia]   2008-12-05 18:19 X
소장님, 고생이 많으시네요. ㅋㅋ
회사일 말고 알바하시는건가요? 쉬엄쉬엄 하세요.
항상 몸 챙기라고 강조하셨잖아요.
박영목.월천 [gsbsoft]   2008-12-05 19:08 X
님도 오신다고 하고...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시니 감사합니다.
ㅋㅋㅋ 와이군님 감사요...  신팀장 요즘 어떻게 지내나? ㅋㅋㅋ... 
바빠서 볼 기회가 없네.... 늘 이렇네.... ㅋㅋㅋ  그럼 다음에... ^^
까막.윤창희 [ggamagui]   2008-12-06 14:45 X
부산이면 저도 끼어 볼까요? ^^
박영목.월천 [gsbsoft]   2008-12-08 09:28 X
까막님...  끼이는 것 환영합니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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