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쇠고기 수입 협상 건의 고시 최종 단계인 관보게재가 강행된다지요..
어제 쇠고기 협상 관련해서 정부가 숨기고 있던 두가지가 크게 이슈가 되었었나봅니다.
첫번째는, 미국측에서 내세운 QSA, 품질보증 프로그램은 항구적인 조치가 아니라 일시적인 조치일 뿐이고, 한국내 반발감이 줄어들면 즉시 철회된다는 것입니다. 게다가 '반발이 줄어든 정도'를 판단하는 주체가 미국 축산 업계라고 합니다. 결국 몇달쯤 지나서 미국의 축산 업계가 자의적으로 '발발감이 많이 줄었다'라고 선포하면 즉시 QSA를 필두로 한 이번 추가협상안은 전부 폐기되고, 지난 4월의 굴욕적인 수입 협상안이 실행되는 겁니다. 결국, 걱정하는 국민 입장에서는 몇달이든 몇년이든 계속 촛불시위를 계속하지 않으면 즉시 도루묵이 되어버리는 겁니다.
두번째는,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이 싸가지고 온 추가협상안에, 미국측 대표의 사인조차 없다는 사실이 밝혀졌던 건입니다. 그러고는, 미국측의 신뢰를 얻지 못해서..라는 변명을 하고 있습니다. 훨씬 더 압도적으로 불신을 하고 있는 국민들의 시선은 무섭지도 않다는 얘기네요. 결국 추가협상 건은, 당장 이 시국만 넘기고 원래대로 초기화하면 그만이라는 정부의 정치 쑈였을 뿐이라는 얘기군요.
아까 12시쯤 KBS의 시사프로를 봤습니다.
위헌 제청중인 집시법 위반을 대단한 불법이라고, 도로 점거가 불법이라는 명분을 고래고래 외치던 경찰이, 인도로 통행하던 시민들까지 다 닭장차로 연행하더군요.
전경들이 유모차 끌고 나온 엄마들을 포위하고는 지휘관이 "유모차 밀어버려!"라고 마이크로 지시하는 장면...
결국 애 엄마 하나도 닭장차에 연행됐습니다.
인도로 통행하던 일반 시민은 왜 잡아넣느냐고 항의하던 민변에서 나온 변호사..
법을 들이대는 변호사에게 한마디 대꾸도 못하던 경찰들, 변호사까지 닭장차에 잡아넣더군요.
심지어는... 항의하던 민주노동당 현역 국회의원도 닭장차에 잡아넣었습니다.
현역 국회의원을 강제 연행한 것은 5공 이후에 처음이랩니다.
초등학생까지도 연행했다가 한참 지나서 풀어줬답니다.
불확실한 카더라...가 아니라, 이런 장면들이 카메라에 고스란히 잡혀서 티비 화면에 나왔습니다.
참 정말 억장이 무너져서 지금도 자러 갈 생각도 못하고 계속 기사들을 뒤적거리고 있습니다.
경찰의 진압 작전에 물대포, 소화기가 재등장한 것은 물론, 물대포 직사 행위도 다시 등장했습니다.
한 시민은, 경찰 방패에 찍히거나 혹은 전경의 입에 물려 손가락이 절단되어 후송되었답니다.
(2시 42분발 경향신문 기사, 한겨레 12시발 기사, 오마이뉴스 3시25분발 기사)
경찰이 던진 돌에 맞아 다친 시민도 여러명인 모양입니다.
세상에.. 시민들이 돌을 던지지 말자고 스스로 자제를 외치고 있는데 경찰이 시민들에게 돌을 던지다니...
시위에 대한 진압의 문제와는 별개로, 시위 바깥에서도 탄압이라고밖에는 말할 수 없는 일들이 연이어 벌어지고 있습니다.
광우병 쇠고기 수입 반대의 과학적 근거를 제시했던 국내 최고의 광우병 전문가, 서울대 우희종 교수에 대해 한나라당 손숙미 의원과 식약정에서 감찰을 시도했습니다. 목적은 연구 부정행위 조사라네요. 어떤 혐의가 있는지 없는지에 대한 일언반구도 없습니다. 딱히 혐의도 없는데 일단 뒤져보자는 심사로 감찰을 하는 것, 바로 이런 게 표적 감찰의 의미죠.
게다가, 우교수에게 보고를 요구하면서, 통상적 수준인 보고서 수준이 아니라, 연구자의 개인 기록인 실험노트를 내놓으라고 요구했습니다. 이에 대해 과학자들의 반발이 줄지어 나오고 있구요.
나우콤 대표 문용식 사장에 대한 구속 건도 비슷합니다. 아프리카라는 사이트는 네이버의 차단 논란이 되기 전까지는 전혀 존재조차 몰랐던 사이트였는데, 알고보니 촛불집회 생중계로 급상승한 사이트더군요. 그런데 PD박스라는 파일공유 서비스의 불법성을 이유로 수사, 구속을 했습니다.
네, 물론 죄를 지은 혐의가 있으면 수사 해야 하고, 그 정도가 중하거나 도주, 증거 인멸의 여지가 있으면 구속 해야죠. 저도 국내에 활개치고 있는 불법 파일공유 사이트들 참 못마땅합니다. 그런데 파일공유 서비스 업체들에 대한 수사를 단기간에 혐의가 확 잡혀서 갑자기 구속한 것도 아니고, 수개월 동안 공개적으로 수사를 해왔고, 게다가 구속 직전만 하더라도 검찰에서 불구속을 전제로 업무상 필요한 해외 출장을 다녀올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출국금지까지 풀어줬습니다. 그러다가 갑자기 구속영장?
게다가 지난 16일에 구속해놓고 지금까지 검찰에서 한번도 조사조차 안했답니다. 물론 추가 수사가 필요한 경우 구속영장의 효력을 10일 더 연장할 수 있기는 하지만, 원래 구속영장의 효력은 기소 전까지는 10일입니다. 오늘로 10일째입니다. 영장 효력기간 내내 한번도 소환 조사를 안할 거면서 일단 구속시켰다???
게다가, 명목상 문사장의 구속 사유인 PD박스 사업의 경우, 물론 불법성이 있다고는 생각되지만 다른 파일공유 사이트들에 비하면 나름대로는 사용자들의 불법 사례를 근절하기 위해 여러 장치등 노력을 계속해온 사실이 많이 알려져 있었다고 합니다. 이래 봐도 표적 수사, 저래 봐도 표적 수사...
이외에도 사례가 참 많죠? 이명박씨의 장외 지지세력인 조중동에서는 불매운동을 무력화하기 위해 별별 코메디를 다하고 있습니다. 며칠 전, 전경련 등 경제단체들에서 조중동 불매운동을 그만하라는 성명을 냈었죠? 그 건을 당연히 조중동에서 크게 기사화했습니다. 그런데 그런 경제단체들의 성명을 내도록 요청한 것이 조중동이었다고요. 이야, 역시 퇴폐 언론사답게, 스님도 못한다는 절정의 내공, 제 머리를 자기가 깎는군요. 이건 실력이나 능력의 내공이 아니라 뻔뻔스러움의 내공의 극치죠?
이명박씨... 정말 거짓말과 기만의 대가 답습니다. 참회한다고 그렇게 고개 숙이고 했던 지가 정말 며칠이나 지났다고, 오히려 전보다 더 강경하게 국민들을 짓밟고 있습니다. 7%대까지 떨어졌던 지지율이 이명박씨의 사과성명과 비서관 전면 교체 건으로 얼마간 올라갔다면서요? 순진한 국민들 덕분에 이명박씨가 기고만장한 겝니다.
공기업 민영화 안한다고 크게 발표했죠? 그러고는 '경영효율화'는 한다고 조그맣게 발표했습니다. 국민이 원하면 대운하 안한다고 대대적으로 떠들었죠? 완전히 포기한 건 아니다라고 조그맣게 말했습니다. 의료 민영화 안하겠다고 또 크게 발표했죠? 영리 병원은 계속 추진한다고 조그맣게 발표했습니다.
이러니, 면밀히, 열심히 언론 기사들을 찾아보는 적극적 국민들을 제외한 다수 국민들은, 지금 이순간에도 이명박씨가 정말로 다 포기하고 국민들의 뜻에 순응한 줄로 알고 있을 겁니다. 이야.. 이거 뭐... 국민들을 정말 정신지체 수준으로 보나봅니다.
이런 참... 무슨 욕설로도 형언이 안되는 천하의 XXXX가 국가 원수로 앉아서 국민들을 상대로 말장난이나 하고 있는 이상... 앞으로 5년 가까이 남은 기간 동안, 전국민은 한 순간도 긴장을 늦춰서는 안되겠습니다. 쉴새없이 말 따로, 행동 따로로 가니, 말하는 입만 보고 조금 믿어줄라치면 여지없이 국민을 배신하곤 하니, 우리 국민들로선 정말 피곤한 시절 아닙니까.
네.. 요즘 자게가 겨우 진정이 되었는데, 또 이런 글을 올려서, 보기 싫은 분들께는 죄송합니다.
하지만 정말 울화통이 터져서... 멍이 들도록 가슴을 한참 치고 울다가.. 애들 땜에 광화문에도 못가고 있는데 하소연조차 못하면 정말 죽을 것만 같아서 써봤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