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PC를 한 대 조립하게 됐습니다. 지금 사용중인 PC는 일본에 오기 전부터 사용하던 것을 조금씩 업그레이드 한 것이니까 이번 조립이 근 4년만이군요. 근데 막상 조립하려 하니 걸리는게 한두가지가 아닙니다. 최신 하드웨어에 대한 지식도 예전만 못하지만서도 문제는 이번에 조립하는 PC의 컨셉이 좀 까다롭네요. 이번 PC의 컨셉은 간단하게 요약 정리하면 ...
저소음 저전력 HTPC+NAS서버
... 간단한가요? 전 이 간단한 PC때문에 상당히 골아파 하고 있습니다.
제가 바라는 스팩입니다. 퍼포먼스 중심의 PC는 올 연말 아니면 내년 초 계획이므로 이번엔 대용량 스토리지 확보가 주 목적입니다.
1. 전체 소비전력은 아이들시 50W수준, 풀로드시 100W수준으로 억제
2. 무소음 혹은 20db 이내로 소음 억제
3. HDMI (HDCP)지원, 풀HD급 VC-1, H.264 디코딩 가능
4. 테라바이트 급 RAID5 기반 NAS서버 (500GB 4개 또는 640GB 4개)
5. 전체 예산은 2테라급 개인용 NAS시스템보다 저렴한 60만원 이내로
어떤가요? 가능할까요? ^^
1. CPU
- Intel vs AMD -
의외로 이건 간단하게 풀렸습니다. CPU자체만 보면 와트당 성능은 코어2듀오가 단연 우수합니다만 그래픽 카드에서 HD디코딩 되면 딱히 CPU파워 쓸 일이 별로 없죠. 그리고 가격도 비싸고 TDP가 듀얼코어는 대부분 65W부터더군요. 맘같아선 5만원 안쪽으로 TDP 35W 듀얼코어를 사고싶지만 인텔에선 영 불가능해 보입니다. AMD쪽에선 일단 4850e, 4450e, 4050e, 이렇게 3개 모델이 TDP45W에 듀얼코어, 가격은 7천~1만엔 사이더군요. 그러나 AMD를 선택한 가장 결정적인 이유는 CPU가 아닌 메인보드 칩셋이었습니다.
2. 메인보드
저가 저전력 PC에 추가 Video카드가 웬말이냐! 당근 온보드 타입이 정석입니다. RAID5를 지원하면서 HDMI, 풀HD 디코딩이 되는 온보드 그래픽칩이 탑재된 것을 찾으면 되는데... 인텔은 여기서 탈락입니다. 메인보드 가격은 비싸면서 그래픽 성능은 꽝이죠. AMD쪽은 AMD의 780G+SB750 또는 790GX+SB750 조합, 또는 nVidia의 GeForce 8200 또는 8300이 이 기준을 만족합니다. 780G가 요즘 인기인건 알지만 문제는 사우스브릿지. RAID5를 지원하는 SB750이 이달 말 정식 출시입니다. GeForce 8200이나 8300은 지금도 구입 가능하고 모든 기준을 만족합니다. DX10.1을 지원하지 않는건 약간 유감이지만 지난번에 전력소모 벤치마크를 보니 의외로 780G보다 살짝 적게먹더군요. 단지 개인적으로 선호하는 모델이 아직 일본엔 출시가 안됐습니다. 한국엔 벌써 한달전에 출시됐는데... ㅠ ㅠ 조금 더 기다려 보면서 여차하면 780G+SB750으로 가도 될 듯 합니다.
전력소모 벤치마크
첫 벤치마크
http://www.anandtech.com/cpuchipsets/showdoc.aspx?i=3288
조금 업데이트 된 내용
http://www.anandtech.com/weblog/showpost.aspx?i=462
3. HDD
위의 벤치마크에 사용된 PC스팩을 보면 제가 만들려고 하는 PC와 거의 유사합니다. 차이가 있다면 하드디스크가 하나라는 점일까요? 어쨌건 전체 아이들시엔 50와트정도, 풀로드시 최대 101와트 정도가 나오고 있습니다. 벌써 기준 초과. 여기에 하드 3대가 더 추가되는건데 보통 7200rpm, 500GB급 한대가 열심히 읽고쓸때 11W정도 먹습니다. 101W + 33W = 134W... 절망적입니다.
그래서 이번엔 좀 새로운 시도를 합니다. 개인적으로 최초로 SSD사용!!!은 아니고(비싸서...) CF메모리를 하드디스크로 써보렵니다. CF메모리를 IDE로 연결해주는 어뎁터야 뭐 새로울 것은 없습니다. 단지 플래쉬메모리는 쓰기횟수에 제한이 있어서 OS설치하면 몇주내로 망가지는게 문제죠. 근데 최근 출시되는 SLC형 CF메모리는 웨어레벨링(wear levelling)을 적용했더군요. 전송률도 30MB/sec(200x)~45MB/sec(300x) 정도로 제가 회사에서 쓰는 컴터의 하드보다는 빠릅니다. 물론 3매를 스트라이프셋으로 묶어주는 특별한 놈을 쓰면 이론치로 135MB/sec도 가능하지만 어뎁터 가격이 한화로 18만원정도로 비싸므로 논외입니다. OS는 CF메모리에 설치하고 RAID배열은 순수 데이터 보관용으로만 활용하는 시나리오입니다.
그러나 어쨌든, 하드디스크 전력소비량은 문제입니다. 전기좀 적게 먹는 놈 없나... 하고 찾다 눈에 띈게... 삼성에서 최근 새로 내 놓은 640기가급 HD642JI입니다. 가격은 8980엔. 예전에 나온 모델은 HD642JJ인데 이놈하고 거의 같은놈이지만 회전수를 5400rpm으로 낮춘 덕에 읽고쓸때 최대 소비전력이 5W더군요. 플래터 자체가 334GB짜리 고밀도라서 웬만한 7200rpm짜리 500GB하드에 육박합니다. 게다가 RAID5로 묶게 되면 읽기 전송속도는 이론적으로 3배가 되므로 전혀! 문제없음. 다시 계산해 보면, 101W - 11W + 5W*4 = 110W!
4. 파워
요즘 무소음 실현을 위해 일반 PC용 파워가 아닌, 아답타를 사용하는 전원 공급장치가 조금씩 나옵니다. 120W급이 주류이긴 하지만 셔틀에서 나온 PC62라는 파워는 200W에 Active PFC까지 탑재했습니다. 가격은 쫌 셉니다. 일본에서 1만6천엔 수준. 계산결과만 봐서는 120W급(피크치는 140W)으로도 간신히 될 것 처럼도 보이지만서도 문제는 하드디스크의 스핀업 소비전력입니다. 하드디스크는 처음 전원이 들어와서 플레터 회전속도를 최고 속도까지 올릴 때 가장 많은 전력을 소비합니다. HD642JI가 제아무리 저전력 소모라고 해도 스핀업 시에는 어김없이 12V전원 2A를 사용하시는군요. 24W입니다. 5V도 200mA만 쓴다고 해도 1W추가... 대당 25W입니다. 4대면 100W군요. 셔틀제품을 쓰면 12V 16A까지 견디니까 문제 없어보입니다만 일단 시차 스핀업(Staggered Spin-Up)을 시도해 봐야 할 듯 합니다. SCSI에선 예전부터 지원했지만 데탑용 하드는 SATA II부터 추가됐군요. 여러대의 하드를 동시에 기동하는게 아니고 약 4초 간격으로 순차적으로 하나씩 기동하는 방식입니다. 스핀업 전력소모는 부담이 없지만 부팅속도는 느려집니다. 일단 하드디스크는 지원하는게 분명한데 메인보드가 지원할지 안할지는 뚜껑 열어봐야 알겠네요. 혹시 경험 있으신 분 조언을...
일단 파워는 어디서 버리는 것 좀 주워와서 테스트좀 해 본 다음에 최종적으로 결정해야 할 듯 합니다.
5. 케이스
예쁜게 좋아요. 사는건 포기했슴다. 얇게, 초 슬림형으로 만들고 싶은데... 일단 대충 만들어 쓰고 나중에 아크릴+알루미늄 조합으로 만들 예정. 일본에선 아크릴 레이저 가공비가 너무 비싸네요. 한국 갈때 해와야 할 듯 합니다.
그리하야... 요즘엔 메인보드 나오길 기다리면서 부품들 하나둘 구입중입니다. 두달쯤 전이었나... 램값 바닥 쳤을때 DDR2 800 1기가짜리 두개, 3300엔에 사 두고 지난주엔 AMD BE-2350 씨퓨를 4980에 사 왔습니다. BE-2350은 단종되고 후속으로 4050e가 팔리고 있는데 사실 이놈은 이름만 바꾼 모델이죠. 현 시세는 7000엔정도... 재고처분으로 하루 한정수량 판매한거 덥석 물어서 운 좋게도 5천엔 미만으로 64비트 듀얼코어 시퓨를 손에 넣었습니다.
늦어도 2주내로는 원하는 메인보드가 나올 듯 하니... 메인보드 나오면 CF메모리, 컨버터, 메인보드만 사서 일단 운용테스트 하고 640기가 하드 가격이 8000엔에 근접할 시점에 4대 사서 RAID구성하면 어디보장...
CPU: AMD Athlon BE-2350 4980엔
RAM: DDR2 800 2GB, (1GBx2, dual channel) 3300엔
Main: GeForce 8200계열? 9000엔
8GB CF Memory(200x) 4300엔
CF-IDE 어뎁터: 900엔
Samsung HD642JI 640GB HDD 8500엔 x 4 = 34000엔
일단 파워는 주워오면 되니까... 합계 56480엔.
60만원 예산 압박... 정 안되면 좀 시끄러워도 3000엔 선에서 300와트 일반 파워, 내키면 16000엔짜리 셔틀 200와트 무소음 파워...
참, CPU쿨러도 저소음, 슬림형으로 하나 구해야 하는군요. 대충 3000엔 잡으면 되려나...
예산 초과입니다.
해결책 1. 하드를 일단 2개만 사서 RAID 0로 1.3테라로 돌리다가 가격 떨어지면 2개 더 사서 RAID5로 2테라로 업그레이드한다.
해결책 2. 하드 가격이 7xxx엔 대로 떨어지길 기다린다. 어느세월에...
둘 다 맘에 안드네요. 파워를 일단 싸구려를 써야 할라나...
저는 솔직히 컴퓨터가 300W 이상의 파워를 요구하는 시점에서 더 이상 퍼포먼스급 PC의 업그레이드를 그만뒀습니다. 아니, 그만뒀다기 보다는 업그레이드를 보류한게 맞겠군요. 다음번 업그레이드는 아마도 AMD와 인텔의 차기 플랫폼이 안정화 되고 GPU가 45nm공정으로 제조될 때 즈음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왜 1500W짜리 PC용 파워가 나와야 하는지 전 수긍하기가 어렵네요. AMD가 좀 더 분발해서 GPU, CPU 양 쪽에서 모두 의미있는 진전을 보여주길 희망합니다.
이번 PC는 실제 운용 전에 이것저것 좀 장난을 많이 쳐 보려고 합니다. 재밌는 얘기가 있으면 또 올리도록 하죠.
일본은 요즘 분위기 어때요?
일본 경제는 그럭저럭 살만한지... 아니면 알게 모르게 고달파 질려고 넘실넘실 거리는지...
얼마전에 칼부림 사건도 있고 해서 분위기가 하수상한지...
헤헤 걍 궁금해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