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포와 자유가 구분되는 도로와 인도 사이...
번호: 381773 | 글쓴이: 한ㅌㅌ | 작성일: 2008-05-27 02:47:05 | 가입일: 2004년 03월 26일 | 조회수: 1165
이제서야 집에 들어왔습니다. 즐거운 자리에서 만났으면 더 좋았을 ㅌㅌ님, 잘 들어가셨는지요.
종로는 아비규환입니다. 1시경 경찰들의 본격적인 해산과 연행이 시작됐습니다.
앞뒤로 꽉 막힌 시위대는 속수무책으로 당했습니다. 경찰은 너무나도 기민하고 치밀했고 시위대는 너무도 순진했습니다.
12시까지는 시위대가 분위기를 압도했습니다. 조금씩 뒤로 물리는 경찰의 대열에
환호성을 질렀으니까요. 그런데 그것이 미끼였다는 것을 알아차리는 데는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경찰이 뒤로 물린 지점은 교묘하게도 도로와 인도 사이에 난간이 설치된 곳이었습니다. 앞뒤에서 밀어닥치는 경찰의 체포를 피하기 위해선 인도로 무조건 진입해야 했는데 난간 때문에 수월치가 않았습니다. 우선 여성분들부터 피신시키고 간신히 피했습니다. 여기저기 비명소리와 울음이 터져나왔습니다.
뒤늦게 사태가 심상치 않아 걱정돼서 나왔다는 아내도 챙겨야했고 무서움에 울음을 그칠 줄 모르며 "옆에 있어 달라"고 애원하는 낯선 여학생도 달래야 했습니다. 공권력에 이렇게 분노하긴 처음입니다. 아직도 부들부들 손이 떨립니다.
인도로 도망치는데 성공하면 그때부터는 시민의 권리를 부여받았습니다. 그 몇 미터 안 되는 거리로 인해 체포되기도 하고 자유권을 얻게 되는 기막힌 상황을 경험해야 했습니다. 긴박한 순간에서도 여성분들부터 안전한 곳으로 대피시키자면서 뒤늦게 경찰을 피한 많은 남성분들이 있었습니다. 정의로운 그 분들과 같은 자리에서 같은 뜻을 품었다는 것이 자랑스러웠습니다.
또 일상으로 돌아가려면 잠을 청해야 하겠으나 잠이 쉬 들지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ㅌㅌ님, 사 주신 담배 잘 태우고 있습니다. 다음에 뵈면 제가 맛난 것 사드릴게요.
last modified date is 2008-05-27 02:47:05
메모
김ㅌㅌ
2008-05-27 02:49:26
수고하셨네요. 전 12시40분쯤 자리 떴었는데.. 뜨자마자 저런 일이 -_-
권ㅌㅌ 2008-05-27 02:50:40
한ㅌㅌ 님 정말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피눈물이 난다는 말은 이럴 때 써야 하는 것인가 봅니다..
공ㅌㅌ
2008-05-27
02:51:27
같이 참석 못해 죄송합니다.
정ㅌㅌ
2008-05-27
02:53:14
수고하셨습니다....
용ㅌㅌ
2008-05-27
02:54:59
ㅠ.ㅠ
심ㅌㅌ
2008-05-27
02:55:33
고생하셨습니다.
이ㅌ
2008-05-27
02:56:04
주말에 올라가면 뵙고싶습니다...
한ㅌㅌ
2008-05-27
02:57:02
저는 집이 종로입니다. 그래서 다른 분들보다 시위에 자주, 그리고 오랫동안 자리를 지킬 수 있었습니다.
지금까지 잠 못 이루시고 안타까운 소식에 귀 기울이시는 분들 역시 이 시대를 지켜나가는 양심이라고 생각합니다.
엄ㅌㅌ
2008-05-27
02:57:29
수고 많으셨습니다.
이ㅌㅌ
2008-05-27
02:57:55
수고하셨습니다....
이ㅌㅌ
2008-05-27
02:58:56
잠이 안오네요...
구ㅌㅌ
2008-05-27
02:59:12
수고하셨습니다....
권ㅌㅌ
2008-05-27
03:00:19
잠이 쏟아져도 잠을 잘 수 없는 그런 밤입니다..
정ㅌㅌ
2008-05-27
03:00:37
고생 많으셨습니다...
원ㅌㅌ
2008-05-27
03:01:13
저도 갔다가 좀전에 들어왔습니다. 종로3가부터 경찰들이 둘러싸더니...중간중간에 아주 교묘하게 대열을 끊더군요. 다응책을 좀 연구해야할듯합니다. ㅡ.ㅡ
생중계를 보니 아직도 많은 분들이 계시군요...답답하네요...
송ㅌㅌ
2008-05-27
03:02:06
수고하셨습니다...
허ㅌㅌ
2008-05-27
03:02:18
고생하셨습니다.....
암울합니다...
오ㅌㅌ
2008-05-27
03:03:20
욕봤습니다. ^^
평화 시위가 여차해지면 촌놈인 저도 바로 상경합니다.
박ㅌㅌ
2008-05-27
03:04:07
아직도 저 자리를 지키고 계시는분들께 예의가 아닌것 같아 잠이 안오네요... 함께하지 못해 죄송스럽습니다...
펌]어청수 경찰청장 "1천명 다 연행해버리고 싶었는데"
번호: 381778 | 글쓴이: 송ㅌㅌ | 작성일: 2008-05-27 03:21:56 | 가입일: 2005년 10월 31일 | 조회수: 976
어청수 경찰청장이 25일 밤 늦게까지 진행된 거리시위에 대해 "모두 연행해버리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했다"며 더욱 강경 대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어 청장은 26일 오전 경찰청 출입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어제 시위를 벌인 1천명 다 연행해버리고 싶었는데 부담스러운 작전이어서 그러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어 청장은 "촛불 집회 참가자들이 불법 과격 시위를 계속한다면 사법 처리 대상이 수백 명이 되더라도 반드시 처벌하겠다"고 밝혔다. 경찰은 약 2500여명 시민들이 25일 도로점거 시위를 벌인 것으로 보고 있다.
권ㅌㅌ
2008-05-27
03:20:09
참 졸렬하네요.. 전두환이도 하지 않은 짓을 21세기인 지금 2MB가 하네요..
한ㅌㅌ
2008-05-27
03:45:39
제가 그 틈바구니 속에 있었는데요.. 계속 차량 통행 금지였다가 통행이 재게 되서 차를 갖고 들어가게 됐습니다.. 저와 제 뒤 승용차를 제외하곤 모두 택시였네요.. 택시 회사는 기억 못했구요..
아무튼 빈 택시로 종로 3가 까지 갔던 것으로 얼핏 기억 나네요.
신ㅌㅌ
2008-05-27
07:16:30
참 가지가지 하는군요..
한노총 아직도 사태 파악을 못하고 있으니
촛불행사 막는 짭새만도 못하군요..//
구ㅌㅌ
2008-05-27
08:33:27
전두환때 호헌을 가장 먼저 지지했든 단체가 한국노총이었죠.
바뀐게 하나도 없냐... 쓰레기같은 시키들......
최ㅌㅌ
2008-05-27
09:17:59
경찰이...일부러 풀더군요..
지들이 몰아봐야 반발만 살 거 뻔하니..
버스나 택시 이런 거 빈 차선으로 빼줄 생각은 안하고 놔두더라구요..ㅋ
버스나 택시는 시위대를 밀고..
"결국 이런 상황을 보면서 나는 묻고 싶다. 정부의 방침에 따라 같은 입으로 전혀 다른 두 말을 국민 앞에서 해야만 영혼 없는 공무원들이여, 부끄럽지 않은가. 정부의 주장이 옳다면서 과학적 사실마저 왜곡하고 아첨의 미소를 짓는 영혼 없는 학자들이여, 부끄럽지 않은가. 미국 입장을 대변하는 못난 정부의 홍보를 위해 미국 쇠고기 시식회를 열고서는 맛있다며 먹고 있는 영혼 없는 단체장들이여, 부끄럽지 않은가. 사회가 혼란스러울 때 누구보다도 잘 알 수 있는 입장에 있으면서도 침묵하고 있는 영혼 없는 과학·학술 단체장들이여, 부끄럽지 않은가. 깨끗한 먹거리를 보장해 달라는 당연한 주장을 하는 어린 학생들을 막아서는 영혼 없는 교사들이여, 부끄럽지 않은가. 국민의 안전권을 요구하는 일반 국민을 연행하고 구속하겠다는 영혼없는 경찰들이여 부끄럽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