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우병 우려와 관련하여 흔히 인용되는 미확인 근거 중 하나가 미국에서
알츠하이머 환자가 9000% (90배) 늘었고, 그중 상당수가 인간광우병(vCJD) 환자일 것이라는
추론입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이것은 누군가가 광우병에 대한 우려를 널리 유포시킬 목적으로
왜곡한 주장입니다.
미국의 알츠하이머 사망자는
1979년 857명에서 1993년에는 16,754 명, 2005년 71,599 명으로 늘어났습니다.
수치만 보면 1979년부터 2005년까지 26년간 90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보입니다.
1979년 부터 1993년까지의 알츠하이머 사망자 수 변화에 대한 fact sheet 입니다.
http://www.cdc.gov/nchs/pressroom/96facts/fs_alzhe.htm
2005년 미국 10대 사망원인 조사 표. 6번 항목의 사망자 수 참조.
http://www.cdc.gov/nchs/pressroom/data/state_mortality_rank_05.htm
그런데, 이 통계의 맹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1979년은 미국이 Alzheimer 환자의
숫자를 처음으로 통계로 잡은 해 입니다. 1979년부터 1988년까지 Alzheimer 환자의
발생수가 급격하게 증가하는데, 이것은 환자 발생의 증가가 아니라 "진단"의 증가로
보아야합니다. (제 주장이 아니고 fact sheet에 그렇게 적혀있습니다 :)
1999년에 발표된 알츠하이머 사망률에 대한 보고서를 보면...
http://www.cdc.gov/nchs/data/nvsr/nvsr47/nvs47_20.pdf
(길고 복잡한 영어가 귀찮으신 분들을 위해 Figure 1. 을 보실 것을 추천합니다.)
인구 10만명당 사망율 변화 추이를 보면 이해가 쉽게 될 것입니다.
1988년이 지나면 10만명당 사망자 추이는 거의 변하지 않습니다.
실제 사망자수가 늘어나고 있는 것은 미국인구의 증가추세와도 관련이
있습니다.
자.. 따라서, 알츠하이머 환자의 수가 9000 % 늘었다..라는 주장은 미국이
알츠하이머 사망자 통계를 처음 내기 시작한 1979년의 사망자수를 기준으로
현재의 사망자를 비교한 것에 불과합니다.
그렇다면, 알츠하이머 사망자수가 90배나 늘었다는 엄청나고도 놀라운 소식은
그저 말장난에 지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두번째, CJD 사망률에 대해 생각해봅시다.
CJD 는 알츠하이머와 달리 병의 진행 속도가 빨라서 일단 증세를 보이기 시작하면
4-5개월 이내에 대부분 사망한다고 합니다.
CJD 와 vCJD 의 구별을 위해 대체적인 차이를 살펴보겠습니다.
http://www.cdc.gov/ncidod/dvrd/vcjd/
vCJD 는 임상적으로도 추정이 가능하지만 확진을 하기 위해서는 뇌조직을 현미경으로
봐야하는데, 살아있는 사람의 뇌를 잘라내기는 좀 미안한 일이므로 보통 사후에 부검을
통해 확진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CJD 환자 중 우리나라의 경우처럼 vCJD 확진을 받지
않아서 실제로는 환자가 발생했는데도 환자없다~~ 하고 억지주장을 펼 가능성도
없지 않습니다.
1979년부터 2005년까지 미국에서의 CJD 환자 발생추이 및 발병율 그래프를 보시기
바랍니다.
http://www.cdc.gov/ncidod/dvrd/cjd/
그렇지만, CJD 환자의 전체 숫자만 봐서는 도대체 인간광우병이 섞였는지 아닌지
알아내기 힘듭니다.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http://www.cdc.gov/ncidod/dvrd/vcjd/chart_percent_vcjd_cjd_deaths.htm
미국과 영국의 1995년부터 2003년까지 영국과 미국의 CJD환자 연령별 발생 비율의
비교표입니다.
CJD 환자 중 젊은 환자의 비정상적인 높은 비율은 해당 국가에서 인간광우병이
발생했었는 지를 사후에 통계적으로 알아내는 중요한 지표가 됩니다.
( 대한민국에서도 CJD 환자의 연령에 대한 통계라도.. 제발....)
따라서...
알츠하이머 환자의 수가 90 배 늘어났고, 그러한 증가는 인간광우병 때문이라는
주장은 잘못된 주장입니다.
우리나라도 한 20-30배 가량 늘었을 것 같은데요...
어느 글에서 본 것 같은데 그것의 근거는 없었으니 ㅎㅎㅎ
저는 이만 퇴근합니다. 휴일 잘 보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