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스를 쓰던 시절.
도스는 프로그램 하나 실행하면 그것만 써야 했습니다.
다른 프로그램을 돌릴 수 없었죠.
그러면 프로그램을 종료하기 전까지 프로그램을 만들고 실행해 보는 개발일을 반복합니다.
이러한 싱글테스크의 단점을 극복하려고 나온 것이 램상주 프로그램이고
대표적인 것이 볼랜드 사이드킥이라는 프로그램이었습니다.
다른 프로그램이 실행중인데 핫키를 누르면 사이드킥이 뜨는 겁니다.
떠봐야 할수 있는게 메모장에 몇가지 소소한 기능 뿐이었지만 당시로서는 획기적이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별스런 프로그램 수준도 안됐지만 당시에는 진짜 프로들의 작품이었습니다.
win 95가 나오면서 이제 멀티로 돌아갑니다만,
여전히 습관상 하나의 프로그램을 돌리는데 익숙했습니다.
그러다가 win 98이 나오면서 몇가지 프로그램을 돌리기는 했지만,
그것은 모두 효과적인 컴퓨터 작업을 위한 것들이었습니다.
문제는 win 2000을 쓸 즈음에 인터넷이 연결되면서 부터입니다.
여기 저기 기웃거릴 곳이 생기면서부터 개발툴을 띄워 놓고
브라우저 띄우는 일이 늘어나기 시작합니다.
그러다가 진짜 문제가 되기 시작한 것은 한국 포털의 내용이 충실해지고
쓸만한 홈페이지가 많아져 볼 거리가 늘어나면서 부터입니다.
이제 하루라도 웹서핑을 안하면 손에 가시가 돋칠 정도입니다.
마음 속에서는 금단 현상이 일어나 자꾸 웹서핑이 생각나게 됩니다.
이제 개발툴 띄우고 작업하다가 보면 어느새 웹서핑을 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합니다.
머리는 가만 있어도 손이 서핑 방법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마우스 잡으면 자동으로 브라우저 띄우고 자동으로 즐겨찾기의 주요 사이트를 클릭합니다.
하루의 시작과 마침이 웹서핑으로 시작해서 웹서핑으로 끝납니다.
이건 중독 수준입니다.
그런데, 정말 개발에 집중할때는 웹서핑을 거의 안합니다.
자료 찾기 위해 몇 사이트 뒤지는 정도이죠.
하지만, 작업에 좀 여유가 생기면 손이 알아서 마우스를 클릭 합니다.
개발툴은 하루종일 떠 있지만
정작 필요한 작업은 얼마 안하는 것 같이 느껴집니다.
사람은 환경의 지배는 받는다고, 놀 환경을 만들어 놓으면 놀게 되나 봅니다.
무의미한 서핑을 끊어야 할텐데... 하고 마음 속에서 반성이 일면
문득 싱글테스크로 윈도우를 만들어 버리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빼도 박도 못하고 작업만 하게....
........
한가지 매우 흥미로운 사실은
이 세상에 성공을 위해,
사람은 멀티플레이어가 되어야 하지만
일은 한마음 싱글테스크로 시종일관 변치않고 추진해야 큰 성공을 거둘 수 있다는 사실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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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말에 매우 공감합니다. 우주의 도는 몰라도 지구인의 도는 이미 터득하신 듯 하군요.